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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RA 지원도서 후기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 기욤 뮈소

by Laurier 202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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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언제나 새롭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여온 기욤 뮈소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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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만드는 책이다. 한편의 소설을 읽었지만, 한 명의 작가의 일생을 에세이로 읽은 듯한 느낌이고, 그래서 그 소설 속에 존재하는 작가가 기욤 뮈소가 말했듯이 이 세상 어디엔가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소설을 읽었지만 글을 쓰는 작가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강연을 들은 듯했고, 작가들의 삶이란 진정 평범하지도 않고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 속에서 '작가는 글을 쓰는 동안 신이 된다.'는 말에 드라마 'W'가 생각났다. 만화 속 주인공이 자신은 작가에 의해 정해진 디폴트 값에 의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절망감이 떠올랐다.

기욤 뮈소가 정해 놓은 디폴트 값대로 네이선 파울스가 살아가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 순간 네이선 파울스는 기욤 뮈소가 정해 놓은 디폴트 값에 절망과 환멸을 느낀 듯, 독자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어디서 영감을 받았냐는 질문에 글 마지막에 이런저런 곳에서 영감을 받았단 이야기를 써 놓았다.

책을 읽는 동안 영화 '레옹'도 생각났고, 소설 속에 등장했던 영화 '그램린'도 생각났고, 영화 '프로메테우스'도 생각났다.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절망'이 떠올랐다. 이 책은 정말 어떻게 그 당시에 이런 생각을 떠올리면서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인데, 마지막 장면을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기욤 뮈소는 블라디미르의 후신이 아닐까 싶었다.

또한 이 소설이 줄줄 읽힐 수 있었던 것은 번역가의 몫도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를 고르는 맛이 좋았고 흐름이 어색하지 않게 번역을 해 준 듯해서 또 다른 작가가 아니었나 싶다.

제목 그대로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을 읽은 듯하다.


p. 38
나는 누군가에게 이 책은 가치가 있으니 반드시 읽어야 하고, 어떤 책은 내용이 형편없는 쓰레기이니 읽지 말라고 한 적이 없었다. 나는 그렇게 말해도 되는 권리를 부여받은 적이 없으니까. 그레구아르처럼 '진정한 문학'과 '사이비 문학'을 가르는 판관의 지위를 누리려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지나치게 오만한 발상이라고 여겨왔다.

p. 146
글을 쓴다는 건 건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할 일이 못되니까. 정신분열증 환자들에게 적합한 일이야. 대단히 파괴적인 정신분열 상태를 요구하니까. 글을 쓰기 위해 자네는 이 세상에 속해 있는 동시에 밖에 있어야 하지.

p. 276
당신도 카이로스(Kairos 기회 또는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라는 그리스어의 개념을 알고 있을 거야. 요컨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넋 놓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지. 제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삶이라도 사는 동안 적어도 한 번쯤 운명을 바꿀 기회가 주어진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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