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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카뮈 - 최수철

by Laurier 2020.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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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

20세기 부조리 문학의 금자탑 『이방인』, 폐허 문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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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때 아버지가 전쟁터에서 돌아가시고 어린 카뮈와 형을 데리고 반 귀머거리인 어머니는 외할머니가 있는 알제라는 빈민가에 가서 생활하면서 지낸다. 어린 카뮈는 가난과 장애를 가진 가족과 완고한 할머니 밑에서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책 한 권 없는 공간에서 지내던 카뮈의 재능을 알아본 루이 제르맹 담임선생님이 완고한 할머니에게 카뮈에 대해 얘기하고 카뮈를 시험을 보게해서 장학생으로 선발되게 한다.

어린시절에는 아버지의 부재를 제르맹 선생님으로부터 보상 받았고, 대학시절에는 그르니에 스승의 도움과 영향으로 카뮈라는 작가가 탄생한다.

너무나 어린 나이인 21세에 20세의 첫 번째 부인 시몬을 만나지만 시몬은 약물 중독으로 카뮈에게 영감을 주기보다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고 결국 시몬의 바람으로 파경을 맞는다.

카뮈는 폐병으로 기흉수술을 받고 끊임없이 이 병과 싸우면서 삶의 부조리에 대해 생각하면서 운명을 받아들이며 무기력하게 살지 않고 스스로 개척하려 노력한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았을 때마다 병이 찾아왔으니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그럼에도 카뮈는 그런 자신의 운명에 끊임없이 반항을 한다. 138쪽에서 '삶이 곧 반항이다.' 라는 말이 계속 맴돈다.

카뮈는 두 번째 부인 프랑신 사이에서 안정을 찾으려하지만 카뮈를 둘러싼 여자 문제로 이번엔 오히려 프랑신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삶이란 이렇게 부조리한 것인지...

프랑스 이민자 3세로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는 프랑스도 알제리도 온전한 고향이 아니었다. 알제리인들에게도 프랑스인들에게도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해 항상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런 카뮈가 최연소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그를 시기하고, 그의 문학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의 소리로부터 공황장애까지 겪는다.

솔직히 카뮈의 책은 쉽지 않다. 이방인만해도 알 수 있듯이... 그럼에도 너무나 재주가 넘쳤던, 자신의 운명과 끊임없이 싸우며 자신만의 철학을 쌓아갔던 카뮈가 아직도 살아서 자신의 마지막 미완의 소설 《최초의 인간》을 완성해 주었다면 그에 대해서, 또는 번민하는 인간에 대해서 더 잘 알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최수철 작가님의 '독의 꽃'을 읽어서인지 독의 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헷갈릴 만큼 카뮈의 이야기인지 최수철 작가님 자신의 이야기인제 헷갈렸다. 마치 카뮈로 빙의한 최수철 작가님 같았다. 한 편의 논문을 읽는 느낌이었고, 카뮈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 카뮈의 영원한 고향 알제리
1913년,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프랑스계 이주 노동자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카뮈는 청년 시절까지 삶의 절반을 이곳에서 보냈다. 그는 자신을 늘 프랑스인이자 알제리인이라고 여겼지만, 이런 이중의 정체성이 양쪽으로부터 모두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p. 24
부질없는 질문이었다. 카뮈의 표현대로, 늘 깨어 있고자 노력했고 또 늘 깨어 있던 저에게 죽음은 무력한 것이었다. 어차피 죽을 운명을 타고났음을 알면서 자신에게 부여된 삶을 최대한으로 살고 난 후에 맞이하는 모든 죽음은 행복한 죽음이다. 비극적인 죽음은 있을지언정 불행한 죽음은 없는 것이다.

p. 51
그는 삶에 대한 열정의 한가운데에서 갑작스레 죽음이라는 부조리를 만났고, 이제 죽음은 그에게 가장 중요한 테마가 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반발심이 생겨난다. 병으로 인해 주눅이 들어 늘 죽음만 생각하며 사는 것은 살아서도 죽음에 굴복하여 죽음을 사는 것이다. 병에 걸려 오래 살지 못하게 된다면 오히려 죽음을 물리치고 자신에게 부여된 삶을 최대한으로 살아야 마땅하다.

p. 102~103
'내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내가 소설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마치 수액이 나무를 오르듯이 이야기가 그의 내면에서 솟아나기 시작한다. '소설가가 될 생각은 거의 해보지 않던 내게 등장인물들이 너무도 생생하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순간적으로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 훗날 그가 완전히 무너질 지경에 이를 때도 매번 그를 구원한 것은 바로 이 시기에 그가 느낀 순수하면서도 벅찬 감동이었다.

p. 108
만약 내가 지금 도덕책을 써야한다면 100페이지로 된 그 책의 99페이지는 백지로 남을 것이다. 그 마지막 페이지에 나는 이렇게 쓰리라: "내가 아는 한 가지 의무는 바로 사랭해야 한다는 의무다." 그리고 그 밖의 것들에 대해서 나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작가수첩 1》, 83쪽)

p. 138
이 책에서 그는 신의 저주에 걸려 영원히 산 밑에서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삶을 살아야 하는 시시포스의 운명을 부조리한 세계에 던져진 인간의 삶에 빗댄다. 그리하여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반항은 자살이 아니라 그 삶을 똑바로 직시하며 끝까지 이어나가는 것임을 밝힌다. 인간의 삶이라는 기이하고 비장한 드라마에서 반항은 죽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삶이 곧 반항이기 때문이다.

p. 194
이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성도 중요하다. 그 둘을 함께 끌어안아야 한다. 투철한 의지와 함께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사랑을 가져야 한다.

p. 253
《시시포스 신화》의 한 구절이다. '정상에 도달하려는 노력 그 자체만으로도 한 인간의 심장을 가득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p. 269
'색'과 '공'이 다르지 않음을 알면 미망도 절망도 없다. 카뮈는 절망적인 상황은 절망이 아니라고 말한다. 절망적인 상황에 굴복하는 것이 절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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