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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전복이 되고 싶은 삿갓조개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 5'를 보고)

by Laurier 2020. 6. 20.

어제 삼시세끼 어촌편 5에서 유해진씨가 조개를 잡는 모습이 나왔어요. 삿갓조개라는 조개 이름은 처음 들어봤는데 조개의 종류도 엄청 많네요.

조개를 잡으면서 유해진씨가 조개가 엄청 크다며 전복같다고 했어요. 마치 전복처럼 알이 실한 것이 말이죠. 정말 속 알멩이를 뽑아내면 전복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을 정도고 실하고 크더라고요.

그때 유해진씨가 이런 말을 합니다. '전복이 되고 싶은 삿갓 조개' 라고요.

그 소리를 듣는데 제가 예전에 읽었던 독수리가 되고 싶은 오리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쟈크 살로메의 Contes à Guérir Contes à Grandir - 직역하자면 '치유를 위한 이야기, 성장을 위한 이야기' 정도?)

이 책에서 하늘을 멋지게 나는 독수리를 보면서 땅 아래 있는 오리는 자기도 독수리가 되고 싶어해요. 하지만 친구들이 놀리죠. 네가 어떻게 독수리가 되냐고요. 너는 절대 독수리처럼 될 수 없으니 꿈도 꾸지 말고 땅에 있는 것이나 주워 먹으라고요.

그래도 오리는 독수리가 날때마다 날개가 꿈틀거립니다. 오리는 독수리처럼 멋지게 날 수 있을까요? 그건 오리에게 달렸겠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해보기도 전에 포기를 합니다. 하지만 김민식 PD님께서 말씀하셨듯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초조해서 생기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

삿갓조개가 전복처럼 튼실한 살을 채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겠습니까? 전복의 껍데기를 썼건 삿갓의 껍데기를 썼건 속살을 튼실히 찌운다면 되는거 아닐까요?

그래서 간밤에 시 하나 지었습니다.

전복을 꿈꾸는 삿갓조개

삿갓 쓰고

꿈을 꾼다

전복이 되리라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삿갓 쓴 조개는

전복을 꿈꾸었다

 

전복이 뭐라고

 

전복이건

삿갓조개건

큰 꿈 하나 품는 것

 

그것이 인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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