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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익명의 전화 - 야쿠마루 가쿠 (최재호 옮김)

by Laurier 2020.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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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전화 - 교보문고

형사였던 아사쿠라는 3년 전 비리 혐의로 경찰을 그만두고, 아내와 이혼한 후 지금까지 연락을 끊고 지내왔다. 오늘 오후 그는 딸의 전화인 듯한 전화를 받았지만 툭 끊어지고 말았다. 걱정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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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생활을 하던 중 어느 사건에 연루되어 뇌물수수 혐의 등의 누명을 쓰고 경찰직을 사퇴한 아사쿠라는 같은 경찰관이었던 아내 나오미에게 3년 전 이혼을 요구하고 혼자가 되어 공장에서 일하며 살아간다.

술에 잔뜩 취해 있던 어느 날 한통의 익명의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너머 들리는 딸의 목소리가 잠깐 들리더니 전화는 끊긴다. 뭔가 이상해서 3년 동안 연락을 끊고 있었던 아내 나오미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나오미는 딸이 캠프에 가 있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는다.


얼마 후 나오미에게 익명의 전화가 온다. 기계음으로 가장한 목소리가 딸 아즈라를 유괴했으며 내일 정오까지 1억 원을 마련해 놓고 기다리라는 전화였다. 나오미는 겁이 나서 아사쿠라에게 전화를 하고 아사쿠라는 딸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경찰에 연락하지 말고 일단 1억 원을 마련해 놓으라고 한다.


나오미는 내키지는 않았지만 경찰 명예퇴직을 한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하고 1억 원을 마련한다. 다음 날 익명의 전화가 오고 나오미는 약속 장소로 나간다. 그 사이 아사쿠라는 누명을 쓰고 경찰직을 그만 둔 상태라 경찰을 믿지 못해 직접 계획을 세운다.

일단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물색하다가 예전에 자신이 체포하기 위해 뒤쫓던 공갈범 키시타니와 자신이 일하는 공장의 동료 토다를 속여 계획을 짠다.

나오미에게 키시타니로부터 전달받은 GPS와 휴대폰을 건네주고 익명의 목소리가 어떤 지시를 내리는지 자신에게 전화하도록 한다. 나오미는 약속 장소에 도착을 하고 익명의 목소리는 계속 장소를 옮기며 돈을 옮기게 한다. 아사쿠라는 익명의 목소리가 자신들의 계획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던 익명의 목소리는 결국 나오미를 따돌리고 돈을 마약으로 바꿔 놓는다.

전 경찰이었던 나오미의 아버지는 나오미가 1억이라는 돈을 빌려간 것이 이상해서 나오미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결국 경찰에 신고를 한다. 경찰의 조사에서 아사쿠라는 익명의 목소리가 설치해 놓은 카메라에 잡히고 결국 딸을 유괴한 것이 아사쿠라인 것처럼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다.

한편, 돈을 원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 아사쿠라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익명의 목소리는 아사쿠라에게 전화를 해서 3년 전 있었던 유치원 차량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아사쿠라는 3년 전 어느 유치원 차량을 운전했던 운전기사가 마약에 연루되어 아이들 7명을 죽게 만든 사건을 조사하다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몰래 조사를 다녔으나 경찰 윗선에서 이를 제지하면서 결국 누명을 쓰고 경찰직을 그만 둔 것이었다.

이를 익명의 목소리가 알고 있고 그 사건의 제보자를 찾아내 증거를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아사쿠라는 나오미와 아즈라를 지키기 위해 3년 전 이혼을 한 것인데 이제 자신 때문에 아즈라가 위험에 처하자 어떻게든 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소설의 내용이 급박하게 잘 흘러가고 ‘그래서,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 건데?’라고 계속 궁금하게 해서 책을 멈출 수 없게 하는 마력이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뒤로 가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족이 무엇인지, 조직이 무엇인지 등.

나오미의 아버지, 즉 아사쿠라의 장인이 아래와 같은 말을 한다.

아사쿠라도, 나오미도, 장인어른도 결국 가족을 지키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각자가 지키고 싶어 했던 ‘가족’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지키고 싶어 했던 것은 가족이지만 그 목적은 저마다 달랐다는 것. 그 목적을 위해서 각자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했으며, 목적과 신념이 옳다고 방법까지 옳은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여기에 또 하나, 같은 경찰 동료였던 카라키가 아래와 같은 말을 한다.


카라키는 자신에게 정의란 경찰 조직을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카라키에게 지키고 싶었던 것은 가족까지 버리면서 조직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 조직을 지키려 했지만 자신은 결국 조직의 끝에서 허망함을 맞이하게 된다.

정의란 무엇일까? 우리가 끝까지 지켜 나가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조직에 맞서 싸우는 개인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설이면서 동시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작가는 다음과 같다.

굉장히 흥미로운 소설들을 많이 썼으며 작년에 ‘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한국 사람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소설을 쓴 작가이다. 어떤 블로그에서 이 작가에 대한 평을 봤는데 굉장히 소설이 인간미가 넘치고 따뜻하다는 이야기를 봤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영화화 예정이라는데 ‘익명의 전화’를 읽고 난 후에 이 소설을 영화가 나오기 전에 먼저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미 이 작가의 이야기에 푹 빠진 느낌이다.

소설이 이토록 매끄럽게 읽히게 번역을 해 주신 최재호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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