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법정 스님 제자인 정찬주님께서 스님 입적 10주기를 맞아 스님을 추모하기 위해서 쓴 책이다. 솔직히 처음에 이 책을 접할 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스님께서 입적하시면서 스님의 모든 책들의 재출판을 금하셨기에 스님의 유지를 허망하게 만드는 이런 종류의 책들은 왜 나왔을까란 생각이었다.
스님의 무소유를 읽은지 근 30년이 되어간다. 그때 스님의 책을 읽고 스님이 쓰신 책들은 많이 읽으면서 스님의 말씀대로 살고 싶어했고, 그러려고 노력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스님의 말씀은 내게 습관으로 다가오지가 않았었다. 그리고 무소유에 대한 개념도 명확히 기억이 안 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 스님의 무소유 책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지금 정찬주님께서 스님의 말씀을 담은 책을 다시 내셨다. 그래서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읽지 말자라고 다짐했지만 스님의 말씀을 다시 듣고 싶어 교보문고 E-book에서 무료 제공해준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각 장마다 정찬주님의 생각을 담은 '마중물 생각', 스님의 말씀을 담은 '스님의 말씀과 침묵' 그리고 다시 정찬주님의 생각으로 마무리하는 '갈무리 생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님의 말씀을 먼저 생각하고 정찬주님께서 운을 띄우는 '마중물 생각'을 쓰고 그에 해당하는 스님의 말씀과 그 스님의 말씀을 다시 되새기며 작가님의 말씀이 전달되는 형식이다.
스님의 제자여서인지 정찬주님의 생각도 많이 와닿는 부분이 많았고,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아련하고, 스님이 계시지 않음에, 그리고 종교를 넘어 화합의 장을 보여주려 하셨던 스님의 생각이 아직까지 완성되지 못하였음에 아쉬우면서도 가슴 절절하게 다가왔다.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스님의 말씀을 따를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 것이며, 소비의 사회에서 무소유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만은, 진정으로 소비의 현대 사회에서 스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었다.
스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다 너무 소중해서 이 책을 소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스님의 말씀대로 진정으로 소유해야 하는 것은 책이 아님을, 스님의 말씀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 뜻을 머리와 가슴에 새기고 나 역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생각해보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모든 스님의 말씀을 다 포스팅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지만 그 또한 스님의 뜻이 아니라 생각되기에 무소유에 관한 글 하나만 포스팅하고 마무리하고 싶다.
스님의 말씀이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많은 의미를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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