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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소년이 온다 - 한강

by 작성자 Laurier 2020.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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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특별한정판) - 교보문고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작가 한강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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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말 가슴 아프게 쓴 책이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서, 그리고 이것이 현실인가 싶어서 책을 읽는 게 너무 어려웠다.

1980년에 한강님은 10살이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이야기를 엿들으면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싶으셨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기억하고 '동호'라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찾아 자료를 찾아나가셨을 것이다.

실존 인물이었던 '동호'. 그 소년이 겪은 이야기. 그 소년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겪은 이야기. 우리는 그들에게 그 당시의 이야기를 증언해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책 속에 있듯이, 너무나도 아픈 기억을 담고 있는 그들에게 그날의 기억을 세상을 알도록 증언해달라고 하는 것, 그것이 또 하나의 폭력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들은 왜 그 자리에서 그렇게 투쟁을 하였으며, 무엇을 위한 싸움이었을까? 또한 그들을 무참히 짓밟고 간 그들은 또 무슨 생각으로 그리하였을까?

아무것도 모르는 16세의 소년소녀들. 그들의 투쟁으로 오늘날은 많은 것이 변화되었을까? 그들의 희생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을까? 모르겠다.

왜 싸움을 했는지에 대해 이런 문장이 나온다.

'양심'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양심'. 그 양심 때문에 그 어린 소년소녀들은 싸웠습니다. 두려움도 잊게 만드는 '양심'. 하지만 그 '양심'을 무참히 밟고 지나간 저들은 '양심'이 없었던 걸까요? 소년소녀들과 반대편에 있던 그들 속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그렇게 양심을 지키면서 싸워 살아남았는데,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은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자신의 손에, 자신의 신체 어딘가에 나 있는 상처를 보면서 살아남았다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이 더욱 더 치욕적이고 고통이 되는 일. 죽은이에게도 살아남은 이에게도 고통이었던 그날의 기억. 얼마나 아팠을까요? 그런 그들에게 증언을 해달라고 조르는 것. 그것이 옳은 일인지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팠음에도 그렇게 양심을 지킨 사람들은 그 일이 다시 생긴다면 또 똑같은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것이 양심이,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선택이겠죠... 최소한 인간이라면 지니고 있어야 할 양심. 그 양심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었고, 마치 없었던 일이 될 것만 같던 일들이 하나 둘 우리 앞에 드러났습니다.

있었던 일을 없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지우개로 지울 수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고, 그 양심을 판 사람들은 죄값을 치러야 합니다. 엄한 영혼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말입니다.

동호의 형님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한강님. 더 보태지도 더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써주셨습니다. 그래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강님은 이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악몽을 자주 꾸셨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의 입을 통해 들었던 기억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끔찍하고 힘겨웠을까요? 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만 보고 있음에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그 어린 소년소녀들을 잃은 부모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누구에게 원망하며, 누구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요?

인류는 왜 끊임없이 이런 악행을 저지르면서 살아갈까요? 지금도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런 드러나지 않는 만행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지나간 과거라고 덮어버리고 잊을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1학년 때 광주에서 올라온 사촌 오빠가 한동안 집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 오빠가 옥상에서 들려주던 이야기들. 그땐 너무 어려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라 어리둥절하기만 했습니다. 너무 어려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때 그 사촌 오빠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은 연락도 되지 않는 그 분. 어렸다고 하기에, 뭘 몰랐다고 하면서 덮어버리기에 그 날은 너무 아픈 일입니다.

한동안 인간의 양심의 눈물이 차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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