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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독의 꽃 - 최수철 (제50회 동인문학상수상작)

by Laurier 2019.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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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꽃

정밀한 언어와 문체 실험으로 인간 본연의 문제를 탐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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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기사를 읽고 서점에서 구하려했으나 그때 책 재고가 없어 다음날 바로 도서관에서 운 좋게 빌려 읽기 시작한 책이다.

사실 최수철 작가님 책은 처음인데 이 소설 참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마치 독백인듯, 1인칭 주인공 시점인듯, 3인칭 관찰자 시점인듯 전개가 흥미로웠고, 그래서 가끔 누가 하는 말인지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용을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었고, 독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 간 소설이다.

오랜만에 무거운 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이 작품은 최수철 작가가 10여년 전부터 구상하고 있었으나 모티브를 잡지 못해 시작을 하지 못하다가 산소에 갔다가 말벌에게 쏘이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고 쓰기 시작한 소설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작품 속 주인공은 '나'인지 '조몽구'인지 모를 인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식중독에 걸려 입원한 '나'가 자기의 옆에 같이 누워있던 '조몽구'라는 독에 심하게 감염된 채 누워있던 인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작된다.

조몽구는 작가인 조영로라는 아버지와 교사인 고운선이라는 어머니 사이의 애증관계에서 태어날 때부터 몸속에 독을 지니고 태어난 인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두통을 달고 태어난 몽구는 어머니가 이마를 짚어주어야만 두통이 가라앉곤 했고 그것을 아버지는 질투의 눈으로 바라본다.

몽구의 어머니 역시 몸에 독이 잔뜩 들어 앓고 있다 어느 날 세상을 뜨게된다. 몽구는 아버지의 짓이라 생각했고 아버지는 그런 몽구를 키울 수 없어 동생 조수호에게 아들을 맡긴다.

근데 이 집안이 이상한 집안이라 아버지 쪽도 독과 관련되어 있고 동생 수호도 그렇게 독을 자신의 몸으로 시험하면서 독과 싸움을 벌인다. 그 과정에서 몽구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이야기 구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주인공의 비중이 줄고 다른 인물에게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야기는 더 재미있게 흘러가고 반전이 거듭된다.

이 소설은 독이 약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독이 될 수도 있는 그러면서 독으로 정화가 되고 사랑으로 치유가 되기도 하는 그런 얘기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독에 관련된 이야기를 보면 최수철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노력을 했을까가 보인다.

절대 가볍지 않은 소설이지만 많은 것을 얘기해 주고 여운도 많이 남는 소설이다.

한국 소설로 따지면 약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비슷한 느낌의 무거운 소설이고 외국 영화로 따지면 브래드피트 주연의 '파이트 클럽'같은 느낌도 주었다. 사진에 올려 놓은 페이지는 마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으로'를 떠올리게도 한다.

아직도 여운이 남는 소설이고 동인상을 받을만한 소설임에는 틀림없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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