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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이용마

by Laurier 2020. 4. 13.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36486211&orderClick=LAH#N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민주주의가 망하는 겁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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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용마 기자님이 희귀 암 진단을 받고 어린 두 아들을 위해 쓴 책이다. 어린 두 아들이 아빠 없이 성인이 된 어느 날 조언이 필요할 때 꺼내 읽을 수 있게하기 위해서 쓴 책이지만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공부 좀 하던 이용마 기자는 법관이 되기 위해서 공부했지만 성적 때문에 정치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정치에 대해서, 그 당시 사회에 대해서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기자님은 자신이 사회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 후 사회를 바꾸기 위해 공부를 하고 시위대에 참가도 한다.

결국 기자가 되기로 마음 먹은 이 기자님은 여러 신문사에 입사 원서를 쓰지만 학창 시절 시위에 참여했다는 것으로 인해 번번히 인터뷰에서 낙방한다. MBC 기자로 입사 원서를 내고 과격한 말 보다 조금은 융통성 있는 말로 인터뷰를 한 후 경찰 출입국 기자로 입사하게 된다.

경찰 기자로 일하게 되면서 알게 된 비리들과 여전히 자신이 너무 순진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혼자 열심히 한국의 비리에 대해서 알리려 하다가 결국 윗사람들에게 미운 털이 박혀 여기저기 인사 이동을 당하지만, 이 기자님의 그런 경험들이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자세하게 알게 해 주는 이 책을 쓰게 한 것 같다.

책에서 나온 말처럼 ' 좋은 게 좋은거다.'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가. 진정으로 비리를 보고 그것에 맞선다는 것은 이 '좋은 게 좋은거다.'를 이겨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을 이기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그것을 해내는 이들도 많지 않다. 이용마 기자처럼 강단있고 본인의 생각이 확고히 정립이 되어 있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며, 그나마 민주화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는 말할 수 있겠으나, 진정 옳지 못한 것을 바로 잡는 용기는 거의 죽음 앞에 서는 용기가 아닐까 싶다.

한국을 '기록'한 책. 이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답답함이 더해지면서 이 용기 있고 타협을 모르는 기자분이 이 한권의 책만 내고 세상을 떠나셨다는 것이 너무 원망스러울 뿐이다. 하늘은 알 수 없는 운명을 던져준다. 만약 이 기자님께서 계속 생존해 계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 이야기가 2017년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세상은 분명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지만, 그 근본 뿌리는 그대로인 대한민국. 새 싹이 나고 있지만 썩은 뿌리를 잘라내지 못한다면, 그 썩은 뿌리를 잘라낼 용기가 없다면, 새싹에게 의미가 있을까?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나 다행이지만,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2017년에 멈춰져 있음이 안타깝고 그리하여 이용마 기자님에게 애도의 마음과 명복을 빌게된다.

마지막으로 이용마 기자님께서 쓰셨듯이 기본이 바로 서는 나라, 믿음이 있는 대한민국 사회가 만들어 지기를 바라고, 그를 위해 나 개인도 그렇게 기본과 신뢰를 쌓아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p. 28
하지만 이게 현실이니 어쩌겠는가. 현실은 항상 그렇지만, 우리가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는 않는다.

p. 98
우리는 가끔 나만은 특별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증거를 찾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람은 다 비슷하기 때문에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사람마다 분명히 조금씩의 차이는 인다. 하지만 비슷한 점이 더 많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우리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p. 154
슬프게도 현실에서는 이게 통했다. 윗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말을 잘 따라주는 후배가 사사건건 따지고 드는 후배보다 예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식으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문화가 팽배해지면, 그 조직은 발전보다는 정체나 퇴보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이런 게 통한다.

p. 171
대통령이 경제를 모르면 경제 관료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자의 입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대한민국 경제 관료들은 절대로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을 세우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그저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온 습성에 따라 경제성장 정책을 세운다.

p. 204
언론은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편견에 젖어서는 안 되고 균형 잡힌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어떤 것이 객관적일까?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른데 객관이라는 말이 성립할까?

p. 332
선진국이 되는 최고의 조건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그 속에서 신뢰가 쌓이고 사회가 제대로 굴러간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국민소득 3만, 4만 달러와 같은 물질저 가치가 아니라 바로 신뢰다. 기업들부터 정직하게 돈을 벌고, 정치인들 역시 표를 얻기 위해 헛된 공약을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 믿음을 배신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은 엄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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