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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박막례, 김유라

by Laurier 2020.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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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나이 71세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전직한 박막례와 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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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치매 소식을 듣고, 그 치매란 것이 '의미 없다 생각되어질 때 생기는 의미의 병'이란 것을 알고 손녀 김유라 양은 할머니에게 '의미' 있음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할머니와 여행을 가게 된다.

어려서는 딸이라 공부도 시켜주지 않는 아버지 때문에 평생 집안에서 일만 했고,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일찍 시집 간 후엔 남편 복이 없어 아이들 키우느라 평생 고생만 하시고, 안 해 본 일 없이 사기까지 당하시면서 독하게 살아오신 할머니께서 치매 판정을 받으셨을 때 느낌은 어떠셨을까... 그 모습을 본 손녀의 마음은 어땠을까...

재미로 가족끼리 돌려보기 위해 만든 동영상이 유튜브 채널을 타고 퍼지면서 할머니와 유라양에게 각 방송사, 광고사 등에서 러브 콜이 이어지고 할머니와 유라 양은 자신들만의 새로운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제작해 나간다.

유라 양의 창의적인 영상제작도 돋보였지만, 할머니께서 그것을 받아들이시지 않고 마냥 본인의 운명만 한탓하시면서 치매를 그냥 받아들이시기만 했다면 그들이 만든 이 영상들은 빛을 보지 못했으리라.

한없이 긍정적이고 열정이 넘치시는 할머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이라는 건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한 것임을 느끼게 해 주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유라 양이 썻듯이, 나이가 들어 신체적 감각은 무뎌졌을지언정, 새로움에 대한 마음의 감각은 생생하게 신생아의 것이었던 할머니. 모든 것이 새롭고, 그 새로움에 대한 궁금증을 다 풀고 싶으셨던 할머니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할머니께서 40이 넘은 자식들에게 했던 선물 이야기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먹고 사는 것이 전부였기에 아이들에게 장난감 한 번 사주시지 못하셨던 할머님께서 어느 날 같이 유튜브 활동을 하는 분의 집에 가서 장난감을 보시고 그것을 이제 40이 넘은 자식들에게 선물로 주셨던 이야기다. 자식들이 이제는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는 아니지만 그들의 마음속은 그 장난감을 가지고 싶었던 그 시절의 아이들이 있을거라 생각한다면서 주셨던 선물. 그 선물을 받고 자식들도 너무 고마워 아무 말도 못하셨단다. 그 장면이 너무도 사진처럼 눈 앞에 선하다. 그래서 눈물이 났고, 그런 할머님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것 같아 할머님이 너무 고맙게 느껴졌다.

아직도 활발하게 유튜버로써 활동하고 계신 할머니. 할머니께서 쓰셨듯이 언젠간 할머님도 구글에 취직하셔서 더 열정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실 날이 오기를 바란다.

p. 99
나이가 많으니 세상에 무뎌졌을 거라는 내 생각은 틀렸다. 손끝은 무뎌졌을지 몰라도 할머니의
감각은 초롱초롱 빛났다. 모든 것에 반응하고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했다.

p. 178
여행이 거듭될수록 할머니는 잊고 살던 자기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긍정으로 가득 찼던, 지금의 나보다 어렸던 그 시절의 자신을.

p. 211
그녀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유튜브를 시작한 70대라서가 아니라, 이렇게 당차고 씩씩하게 자신만의 ‘마이 웨이’를 가는 매력 때문 아닐까.

p. 306~307
우리 새끼들이 선물을 받고서는 그 자리에선 아무 말 못 하고 있더라고. 그리고 밤에 그르더라고. 엄마 안 잊어버렸냐고, 장난감 사줘서 고맙다고 …….

p. 334
이 책은 이럴 때 꺼내 읽어보세요.일이 너무 안 풀릴 때. 그래서 내일이 너무너무 걱정될 때
만약 그래도 당신의 미래가 불안하다면이 책의 첫 페이지로 돌아가 박막례의 유년 시절을 읽어봅시다.

 

위 페이지 번호는 e-book의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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