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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아무튼 떡볶이 - 요조

by 작성자 Laurier 202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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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떡볶이 - 교보문고

_아무 떡볶이나 잘 먹으며 살아온 평화롭고 단조로운 인생 가운데, 『아무튼, 떡볶이』 작가이자 ‘책방무사’ 대표, 팟캐스트 진행자이기도 한 뮤지션 요조에게는 하나의 타이틀이 더 붙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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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많이 좋아하는 뮤지션 '요조'의 작품이다. 떡볶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님이 떡볶이에 관해 쓴 책이다. 그렇다고 떡볶이가 이렇고 저렇고 하면서 쓴 책은 아니다. 떡볶이를 먹으면서 생긴 일, 떡볶이와 얽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적은 책이다.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이 아까워서 e-book을 보면서 다니는데 붐비는 대중교통 속에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신수진(요조님의 본명)님은 자신의 이름을 이 책에서 세 번 거론한다. 그 배경에는 팟캐스트를 같이 진행하는 장강명 작가님의 영향이 있다고 한다. 작가님이 떡볶이를 좋아하는 요조님을 보고 떡볶이와 관련된 글을 써보라고 추천해 주셨고, 장강명 작가님이 평소 즐겨쓰는 '나 장강명은~'을 모티브로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 한다. 작가님에 대한 예의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 책은 떡볶이 맛집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잔잔한 이야기가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들어 있어서 마음이 잔잔해지기도하고 애잔해지기도 하고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런 책이다.

책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작가님 가족의 식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님과 작가님 부모님의 식성은 완전 달라서 어릴적에 외식을 하면 항상 부모님과 작가님이 따로 식사를 하셨다 한다.

작가님은 돈가스류를 좋아하고 부모님은 아구찜 등을 좋아하셔서 항상 부모님이 경양식 집으로 작가님을 데리고 가서 돈가스를 시켜주고 부모님들은 아구찜 집으로 향했다 한다. 작가님은 어린 나이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주인 아주머니가 가져다 주신 돈가스를 맛있게 먹고 인사까지 야무지게 하고 부모님이 계신 아구찜 집으로 향한다 한다. 아구찜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이 맛있게 아구찜을 드시면서 작가님에게도 한 번 먹어보라 권하신단다. 그러나 이미 배가 부른 작가님은 대답만 하고 부모님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부모님이 다 드시면 함께 식당을 나온다고 한다.

그렇게 작가님과 부모님은 같은 자리에 있되 같은 음식을 먹지는 않는 '함께 식사'가 빠진 외식을 하곤 했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작가님과 어머님이 함께 길을 가다 어머님이 뭐 먹고 싶냐 물으셔서 떡볶이가 먹고 싶다 했더니 어머니가 떡볶이 집으로 가셔서 '떡볶이 하나 주시는데 저는 안 먹을 거니까 조금만 주세요.'라고 하시고 떡볶이를 시켜 주셨단다. 이윽고 떡볶이가 나왔는데 작가님이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데 어머니가 한참을 보시더니 떡볶이를 한 입 먹어 보시고는 아줌마를 불러서 '애가 혼자 먹는거라고 떡볶이를 땡땡 불어터진 것을 갖다 줬냐. 즉석 떡볶이라더니 이게 뭐냐, 다시 만들어 달라.'라는 말을 하셔서 작가님을 난감하게 만드셨단다. 작가님은 속으로 '맛있게 먹고 있는데 나의 행복을 엄마가 빼았았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떡볶이를 다시 만들어다 주셨단다. 작가님은 이미 마음이 상해 있던 터인데 어머니가 새로 나온 떢볶이를 한참 보시다가 한 입 집어 드시면서 이제 즉석 떡볶이 같네 하시면서 떡볶이를 계속 드시더란다. 그때 작가님은 이미 불어터진 떡볶이로 배를 채운 터였지만 엄마와 '함께 먹을 수 있는' 떡볶이에 너무나 행복하셨단다. 그렇게 처음으로 '함께 식사'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즐거웠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고 정말 그동안 잊고 있었던 '함께'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최근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혼자 밥을 먹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아무 생각없이 후다닥 10분도 안 되어 밥을 먹고 또 다른 볼일을 보는 일이 많아져서 생각할 시간도 많이 부족해졌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 더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정도 나누고 생각도 나누고 그렇게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는 코로나 때문에 가족들이 함께 모여 지내게 되면서 많은 사람이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된다. 정말 '함께'라는 단어가 새삼 얼마나 소중한 단어인지 느껴진다.

책을 한참 읽다 보면 '기억의 왜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님이 고등학교 때부터 즐겨찾던 집이 있었는데 아직도 운영을 하셔서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찾아갔더란다. 한참을 떡볶이를 먹다가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서 자신들이 고등학교때부터 와서 먹던 곳이라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그렇게까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하시더란다. 친구와 작가님은 맞다고 우겼는데 아주머니가 등록증까지 보여주시면서 확인을 시켜주셨단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기억이 믿고 싶은대로 기억을 왜곡하고 있었던 것 같다란 얘기였다.

사람의 기억이란 참 기록보다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렇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의 기억으로 내 머리속에 남아 그 바람이 기억으로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았음을 경험했었다. 그래서 어떤 카메라 광고는 '기록은 기억보다 강하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기록도 왜곡될 수 있지만 사람의 기억도 충분히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그리하여 항상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었다.

아무튼, 이 '아무튼 떡볶이'는 이렇듯 떡볶이와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작가님은 또다른 '아무튼' 시리즈를 계획하고 있으신 것 같다. 또 다른 '아무튼' 시리즈가 나오면 또 읽어보고 싶어진다.

일상에 지쳐서 무언가를 놓치고 살아가는 느낌이 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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