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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원픽 - 전철웅

by Laurier 202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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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픽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새로운 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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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넘쳐나고 내가 원할 때면 얼마든지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정보를 볼 수 있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장황하게 많은 것을 설명하려는 전략은 시대를 잘 못 태어난 사람과도 같다는 말을 해 주는 것 같은 책이다.

비단 프리젠테이션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 된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회에서 대화할 때의 한방도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이재용 부회장, 스티브 잡스의 킬링 메시지들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큰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넛지'라는 책이 계속 머리속에서 떠올랐다.

세상이 변하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틀이 전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것들을 고수하며 살아갈 수 없음을, 그래서 계속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 새로운 킬링 메세지를 찾아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킬링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찌됐건 나를 내보일 좋은 본질을 만들어야 하고 가장 단순한 말로 요점만 간단한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단 얘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결국 내 스스로가 노력해야지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라는 태도는 아무 의미가 없단 생각이다.

킬링 메시지라는 '원픽'은 잘 살리고 있지만 간단명료하게 전달하라던 메시지는 어디가고 조금은 장황하게 설명하는 게 아닌가 싶어 다소 당황스럽긴 한 책이다. 이것 역시 책이라는 어쩔 수 없는 분량때문이기는 하겠지만...

작가님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 제작 방법도 바뀌어야 하는데 선배들이 그러고 있으니 바뀔 수가 없다고 답답해 하는 것 같다. 그렇다. 이제 시대는 바뀌었으니 문서화 하듯이 슬라이드를 만들 필요는 없건만, 여전히 관행처럼 슬라이드를 만들고 자신이 앞에서 발표를 하고 있으면서 발표 내용과 똑같은 것을 슬라이드로 문서화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긴하다.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슬라이드를 조금 만들어 본 입장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잘못하고 있었는지가 이해가 되는데 아직도 잘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작가님이 언급했듯이 많이 만들어봐야 답을 찾을 수 있는 듯하다.

책을 읽으면서 요지가 무엇인지는 알겠지만, 정말 내가 그 원픽을 잡아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작가님이 책에서 쓰셨듯, 정말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본질을 잡아내려 끊임없이 생각하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거저 먹는 건 없으니 내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어 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책이다.

전문 프레젠테이션 디자이너로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가 책을 통해 그대로 드러나고 있고, 진정 본받을 만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뢰 받은 분야가 무엇이 되었건, 아주 재미 없는 분야라도 그것에 관련된 책을 읽고 그 분야를 알고 디자인을 하려 노력하는 분이니 어떤 의뢰인들이 이 분을 싫어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작가님 표현대로 상당히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불편하게 들릴수도 있겠으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충고해 주는 말이라 잘 새겨들어야겠다.


p. 14~15
오늘 당신이 생각하는 것을 단호하게 말하라. 그리고 내일은 또 내일 생각하는 것을 단호하게 말하라. 오늘 말하는 것이 어제 말한 것과 모든 면에서 모순된다 해도 괜찮다.
-《자기 신뢰 Self-Reliance》, 랄프 왈도 에머슨 저, 창해, 2015

p. 29
상대방에게 '하나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라거나 '다른 건 다 몰라도 이거 하나만 아시면 됩니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왠지 모를 안도감과 편안함이밀려오지 않았던가. 당신의 발표를 듣는 청중에게도 그러한 편안함을 선물해야 한다.

p. 31
킬링 메시지(Killing Message): 전철웅 마스터가 고안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이론으로서 프레젠테이션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말한다. 청중의 뇌리에 어떤 메시지를 각인시킬 것인가에 따라 프레젠테이션의 방향이 결정된다.

p. 49
법정 스님의 시그니처 콘텐츠인 '무소유(無所有)'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있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운동'도 결국 제일 좋은 것 하나, 가장 가치 있는 것 하나면 충분하다는 것이지 다른 것들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다.

p. 54
에버랜드와 롯데월드의 경쟁 상대는 미세먼지다. 상상이나 했을까. 자신들의 경쟁 상대가 먼지가 될 줄. 그럼 지방 대학들의 경쟁 상대는 어디일까. 바로 인구 절벽(demographic cliff)이다.

p. 63
설명이 필요한 단어는 킬링 메세지가 될 수 없다. 듣는 즉시 알 수 있어야 한다.

p. 67
킬링 메시지가 힘을 발휘하려면 훌륭한 본질이라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몸매가 좋은 사람은 청바지에 헐렁한 면 티셔츠 하나만 걸쳐도 맵시가 나듯 훌륭하고 확실한 본질을 가지고 있으면 굳이 미사여구를 동원할 필요가 없다. 깔끔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되기 때문이다.

p. 123
프리젠테이션에서 이상한 건 죄가 아니다. 이상하면 이상할수록 더 좋은 것이다. 청중은 이상할수록 좋아한다. 더 관심을 보인다. 그게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그리고 그 이상함은 누가 대신 찾아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찾아야 한다.

p. 146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슬라이드는 보여 주는 것이지 띄워 놓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설명을 위한 설명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p. 152
정말 아이러니다. 직무 능력을 향상시킨답시고 직원들에게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교육을 시키는데 정작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위에 분들의 반응을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임원들이 반드시 먼저 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버리지 못한다.

p. 201
많은 기업인과 정치인들이 혁신을 한다며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일부는 노골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흉내 내지만 말 그대로 흉내에만 그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슬라이드를 직접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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