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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RA 지원도서 후기

김윤나 - 당신을 믿어요

by Laurier 2019.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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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

나는 '상처'에 관하여 의무감을 느낀다. 병에서 회복되고 나면,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고 몸에 좋은 것들을 챙기라고 잔소리하고 싶어지는 마음과 같다.

p.14

'I've been there.' (나도 가 본적 있어)

깊은 슬픔은 때때로 특별한 장소가 되기도 해요. 시간이라는 지도상의 한 좌표처럼요. 그 슬픔의 숲에 서 있노라면 도저히 그곳을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죠. 그럴 때 누군가가 자기도 거기 가봤고 이제는 빠져나왔다고 말해주면 희망이 생기는 법이에요. ~~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상처는 음지에 숨겨 두면 점점 눅눅하고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입 밖으로 꺼낼수록 가벼운 것이 되고, 믿을 만한 사람과 나누면 다룰 만한 크기로 줄어든다.

p.17

상처의 맨얼굴과 대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이다. 내가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p.24-26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에서

'돌아보면 할 수 있는 일이 걷기밖에 없는 것만 같았던 시절도 있었다. ~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았던 어느 막막한 날에도, 이따금 잠까지 줄여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지금도 꾸준히 나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그도 알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조차 우리에게는 남아 있는 선택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당신을 집어삼킬 만한 거대한 파도가 몰아칠 때 무언가 단단히 붙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에게는 걷기였고, 나에게는 믿음이었다. ~~

어찌어찌해서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시작해야 가능한 일 말이다. ~~

하지만 터널에는 출구와 비상구가 있다. 찾으려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나타난다.

p.31~34

그러나 이제는 안다. 내 안에 해결되지 못한 깊은 상처는 끝내 죽지 않았다. 활화산 상태다. ~~

분명한 것은 어떤 상처와 특수한 유발자극이 만나면 강력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멀쩡한데 연애만 하면 불안증 환자가 되고, 사람들과 잘 지내다가도 권위적인 사람 앞에만 서면 분노가 폭발한다. ~~

돈 미겔 루이스가 쓴 <네 가지 약속>은 천 년간 전해온 돌텍 인디언들의 지혜를 담은 책이다. ~~ 그 중 세 번째가 '추측하지 마라.'이다.~~

한번 아파본 사람들은 특수한 유발자극의 상황에 놓였을 때, 상대의 의도나 또 다른 진실을 알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 추측하는 경향이 있다. ~~

책에서는 제멋대로 추측하지 말고 질문을 하라고 조언한다.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고 대답할 시간을 갖지 않으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되기 때문에, 좀 더 자신에 관하여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정말 원하는 것에 솔직해지라고 말한다.

마침표 대신 물음표를 찾다 보면 완전히 다른 옵션도 가능하다.

p.46

그렇다. 건강한 사람은 애초부터 자신의 에너지를 고갈해가면서 필요 이상의 업적을 세우려고 핏대를 세우지도 않고, 자기 권리까지 포기해 가면서 상대를 배려하지도 않으며, 필요 이상의 분노를 끌어들여 사람들에게 강함을 보여주려 하지도 않는다. 남들에게 들려주기 좋은 노래보다는 자신을 위한 노래를 부를 줄 안다.

p.57-58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부모가 못 배우고, 마음에 문제가 있고, 가정을 해체하고, 돈 벌 능력이 부족했던 것은 당신 때문이 아니다.

상처에 익숙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내가 더 잘 처신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하면서 상황을 곱씹는다는 것이다. ~~

기억하는 수치와 모욕은 그것을 던진 그들의 몫으로 보내고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당신이 책임져야 할 시간은 그때 그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다.

p.61-62

'너 왜 우니?'라고 누가 물어도 눈물에 딱히 적당한 이유를 붙이기 어려울 때가 있다. 엉뚱한 곳에서 눈물이 터져버리는데도, 주책맞게 왜 자꾸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스스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말이다. 살면서 한 번쯤은 그런 때가 온다. ~~

눈물은 내면과의 대화를 건너뛰며 살아온 사람들을 위해 떨어진다. 그 신호마저 모른 척하면 눈물은 정신까지 침투한다. ~ 눈물을 닦아낼 휴지를 찾는 대신 그대로 비추어줄 거울을 준비해야 한다.

p.77-78

<옵션B>의 저자 셰릴 샌드버그는 이 책에서 상처와 상실, 그리고 그것을 회복하는 힘을 이야기한다. 어린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슬픔으로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그녀에게 한 친구는 이렇게 위로했다.

'옵션 A가 없으니 까짓것 발로 차버리고 옵션 B를 선택하면 돼요.' ~~

샌드버그가 '옵션 A의 상실은 슬픈 일이지만, 옵션 B가 남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제안했던 것처럼, 남은 차선책을 가지고 얼마든지 행복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에게 옵션 A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p.85-86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의 응어리는 오랜 시간 동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경계가 모호해져버린 채 살면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참고 견디며 의무를 다 하느라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다. 럴 때는 서로의 팔을 뻗어도 닿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건강한 테두리를 그리는 것이 먼저다.

p.93-95

감정은 옳고 그름이 없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감정은 옳다. ~~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그런 마음까지 다다르게 되었는지 자기 안을 먼저 살피는 것이다. ~~

모든 감정은 타당하고 정당하다. 우리에게는 질투하고 미워하고 분노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 그것이 부모, 가족일지라도 말이다.

p.103-104

'뿌리가 드러나도 괜찮다는 것을 아는 나무이고 싶어요. 생각해 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 컸더라고요. 대견한 구석이 많아요. 이제 그것을 좀 더 봐야겠어요.' ~~

불안함은 극복이 아니라 조절의 대상에 가깝다. 마음의 근력을 단련하고, 생각을 말랑하게 하며, 시선을 넓게 가질수록 세가 약해진다. 당신은 불안함을 가졌지만 동시에 그것을 다룰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p.111

행운은 넘어진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의 성실한 목소리를 듣고 찾아온다.

p.117-119

영혼은 존재의 중심에서 탈선이 되었을 때 알람을 울린다. 물론 그 위험신호를 들을 수 있는가는 나에게 달렸지만.~~

그는 분노와 이해의 터널을 거쳐 이제는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 날고 싶다고 했다. '이제 와서'가 아니라 '이제라도'라고 바꿀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

p.127-129

'중요한 사람'이라는 확인은 다른 사람의 박수 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아끼고 배려하는 방식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를 세우는 일은 밖을 떠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안을 채워야 시작되는 일이었다. ~~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험담을 흘려보낼 줄 안다. 누군가 잘했다 해주면 기분이 좋지만, 그렇다고 하늘을 둥둥 떠다니지 않는다. 별로였다 하면 신경은 쓰이지만 다시 제대로 보라고 얼쩡거리지 않는다. 그들의 'OK'가 아니라 나의 'enough'의 소리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안다.

p.142-144

아빠가 돌아가시고 황량한 마음이 계속되었다. 남편과 자식이 있는데도 사람의 근본 뿌리는 자꾸 위에서 찾게 되는 것 같았다.~~

누군가를 지독하게 미워하면 나중에 더 슬퍼할 일이 생긴다. ~~ 그러나 이런 것은 원래 한발 늦게 깨닫는 법이라 입 밖으로 쉽게 꺼낼 수가 없다. ~~ 그러나 부족했던 부모로만 보지 않고, 한 사람의 인생을 궁금해하는 노력은 해볼 수 있겠다고 했다.

p.156-157

만약 당신에게도 말 못할 가족의 비밀이 있다면 이제 그만 잠금해제 하기를 바란다. 훗날 나처럼 찰흙을 부여잡고 울지 말기를, 싸우더라도 살아 있는 얼굴을 향해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그것은 부모를 위해서 해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를 뉘우치게 하고 앞으로 다르게 살게 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당신 자신을 위해서, 당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서 하는 거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야 할 사과와 위로를 위해서 필요한 시작이다.

p.165-167

그리고 사과를 했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자식 생각을 못 했다고. '힘든 나만 생각했다. 정말 몰랐다. 그렇게 말해야 하는지, 그럴 수 있는 것인지 그 상황에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이 적어도 어떤 마음에서 만들어지는지 알 것 같았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글귀를 적어둔 기억이 났다.

'용서는 단지 상처를 준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그들을 항한 미움과 원망의 마음에서 스스로를 놓아주는 일이다. 그러므로 용서는 자기 자신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이다.'

p.198

'내가 어떤 답을 해도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직접 살아내야 하니까요. 다만, 당신 자신만큼은 잘 지키고 있어야 해요.'

p.200-202

그러나 우리가 상처 많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서, 포기에 익숙한 어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의 부모가 충분히 너그럽지 않고 아이를 돌볼 능력이 없었다고 해서, 당신도 같은 길을 걷게 되지는 않는다. 부모와 당신은 성분이 다른 사람이고, 그래서 다른 인생을 산다. ~~

오프라 윈프리는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삶에 존재하는 가장 거대하고 가치 있는 도전 중의 하나라는 것을 확실히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내 모습을 가지게 한 씨앗이 어제 어떻게 뿌려졌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그 씨앗을 바꾸어 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p.215-216

그때 '애어른'의 역할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지금도 부모를 원망하며 내 인생은 다 어디 갔냐고 한탄하고 있을 것이다.~~

가족이 당신에게 맡긴 배역은 무엇인지, 여전히 그 역할을 원하는지 묻고 싶다. 육체가 다르면 느끼는 통점이 다르다. 당신의 고통을 다른 사람은 잘 모른다. 억울할지 모르지만 원래 그렇다. 이제 그만 짜여진 각본에서 빠져나오면 어떨까?

p.219

정신과를 찾아 약물치료를 하고 상담실에 와서 긴 이야기 여행을 떠나는 것도 필요하지만, 바로 앞에 앉은 사람들이 해줄 수 있는 응급처치가 있다. 상담실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그 한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온다.

p.226

우리는 평생 딸을 외면한 90세 아버지도 아니고, 칭찬에 인색했던 엄마도 아니지만 이렇게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 타인의 고통 앞에서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다. ~~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사람에게 채워주는 위로 없이 백 년의 시간을 버텨낼 재간이 없다.

p.231

한 아이가 자라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 그러나 잊고 있었던, 결이 고운 어른들의 뒷바라지가 있었다. 그때는 의심하고 경계하느라 마음껏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관심의 흙을 조금씩 채워서 구멍을 메꾸어주고 있었다.

p.244

어쩌다 또 구멍에 빠지면 어떤가. 열등감에 쩔고, 우월감에 우쭐하고, 불안함에 소리를 지른들 뭐 어떤가. 결국 우리는 그곳을 빠져나오려 힘을 낼 것이고, 누군가는 도울 것이며, 다시 웃다 울다 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당신은 '진짜 여행자'가 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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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상처는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경우가 많고 특히 가족으로부터 형성된 것이 많다.

김윤나 작가님도 어렸을 때 가정으로부터 형성된 상처로 많은 아픔을 안고 살면서 힘겹게 치유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건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무시되고 제대로 치유되지 못한 채 성장하게 된다.

김윤나 작가님도 어렸을 때부터 애어른이란 소리를 들으며 가슴 속에 상처를 간직하고 살다 성인이 되어서 터져버린 활화산의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성인이 되기 전에 이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김윤나 작가님은 과거를 무시하지 말라고 한다. 과거를 인정하고 현재의 내 삶을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치유라고 한다.

그 치유는 상담실에서도 행해질 수 있지만, 내 앞에 앉은 그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될 수 있기도 하다고 한다.

김윤나 작가님은 돌이켜 생각했을 때 어린 시절 새 어머니가 바로 그런 존재셨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타인 때문이 아니라 가족 때문에 가장 큰 상처를 받는다. 그 상처는 가족이라는 실타래에 얽히고 설켜서 생긴 것이다. 내 상처를 치유하고 관계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내 안의 실타래부터 풀어야 할것이고, 그 실타래에 얽혀 있는 내 가족의 실타래를 찾아야 한다.

김윤나 작가님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의 뿌리에 대해서 생각하시고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셨다.

우리는 모두 뿌리가 있다. 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뿌리를 알아야한다.

이 책을 읽은 나도 가족사가 순탄치는 않다. 그래서 많은 원망도 했고 힘들어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내가 아닌 뿌리를 올라가 보니 얼킨 실타래가 보였다. 예전 같으면 이 책을 한 없이 힘겹게 읽었을 것이고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다.

나를 바로 세운다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맞다. 그래서 김윤나 작가님 말처럼 나를 똑바로 인정해야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서로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 수 있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원망스런 말이 아니라 잘 될 수 있다는 말 한마디 눈 빛 하나면 된다.

#VORA보라 덕분에 또 한 번 좋은 책을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이 책과 더불어 #VORA보라 이벤트에서 보내주셨던 #강선주 작가의 #아이캔주짓수 와 #의욕상실극복중입니다 #선생님제마음이왜이렇게힘들죠 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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