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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RA 지원도서 후기

유럽 도시 기행 1 - 유시민

by Laurier 2019. 9. 9.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88965135586&orderClick=bca

 

유럽 도시 기행. 1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www.kyobobook.co.kr

p.10-11
도시는 대형서점과 비슷하다. 무작정 들어가도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책이 너무 많아서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면 시간이 걸리고 몸도 힘들며, 적당한 책을 찾지 못할 위험도 있다. ~~
대형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뜻밖의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즐거움을 맛보려면 서점의 구조를 미리 파악하고, 어떤 분야의 책을 살펴볼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
나는 이런 방식으로 낯선 도시를 여행했다. 찍어둔 곳을 빠뜨리지 않았고 몰랐던 공간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맛보았다.
• >> 책을 보러 서점에 가면 구석구석 다 둘러보면서 미리 사려했던 책도 사고,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도 발견하게 되듯이 여행을 하면서 계획 세운 곳도 찾지만 잘 알지 못했던 곳에서 발견하는 기쁨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1. 아테네
p. 36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종교는 믿는 자에게는 진리이고 믿지 않는 자에게는 헛소리이며 권력자에게는 쓸모가 있다. 평범한 시민들은 신을 찬양하고 복을 빌었겠지만, 권력자들은 신전을 `신탁(神託)`이라는 정치 이벤트의 무대로 활용했다. ~~
신탁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델피 신전이다.

p.46-49
인간의 미의식이 수천 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게 신기했다. ~~ 고고학 박물관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시간여행을 해본 사람은 알지.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p.68-71
이성과 논리를 꽃피운 공간, 플라카
플라카는 또한 지식과 논리로 대중의 이성과 감성을 사로잡았던 소피스트의 활동무대였다. 소크라테스도 플라카의 번잡한 거리와 구둣방, 술집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생각하니 인근 주택과 호텔, 상가, 식당, 술집이 늘어서 플라카의 골목에서 민주주의와 철학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p.74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은 아테네 민주주의의 잠재력과 한계를 모두 확인해 주었다. ~~ 그런데도 민주주의는 문명의 대세가 되었고 소크라테스도 인류의 스승으로 인정받는다. 역사의 역설이다.

2. 로마
p.94
로마에 가서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큰 착각이다. 이탈리아는 엄청난 다양성을 지닌 나라여서 어떤 도시도 혼자서는 이탈리아를 대표하지 못한다.

p.99-100
로마는 아테네와 달랐다. 첫 만남부터 곧바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내 뿜었다. ~~
아테네의 스타가 파르테논이라면 로마의 슈퍼스타는 콜로세오다.

p.165
로마는 전성기를 다 보내고 은퇴한 사업가를 닮았다. 대단히 현명하거나 학식 있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뛰어난 수완으로 돈과 명성을 얻었고, 나름 인생의 맛과 멋도 알았던 그는 빛바랜 명품 정장을 입고 다닌다. ~~
`어때? 종종 만나서 놀면 괜찮지 않겠어?` 로마가 물었다.

3. 이스탄불
p.175
처음 이스탄불에 온 여행자는 대개 아야소피아 박물관을 먼저 찾는다. 이 집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만 해도 도시의 역사와 터키공화국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p.183
아야소피아와 `경쟁하며 공존하는` 불루 모스크는 잔디가 깔린 공원을 사이에 두고 아야소피아를 마주 보고 있다. 아야소피아는 비잔틴 제국의 아이콘 건축물이고, 블루 모스크는 오스만 제국의 아이콘 건축물이다.

p.210
이스탄불 여행자들은 다른 이슬람 국가에는 없는 것을 본다. 시민 대부분이 무슬림이지만 수많은 자미들 사이에 유대교 회당과 가톨릭 성당, 정교회 성당과 개신교회가 끼여 있다.

p.219
구시가지가 역사와 종교의 무대라면, 신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탁심 광장 일대는 시민 생활과 정치의 중심이다.

4. 파리
p.216
프랑스공화국의 수도인 파리는 앞에서 만났던 세 도시와 달리 역사의 공간과 시민의 생활 공간이 분명하게 나뉘어 있지 않으며, 오래된 건축물도 모두 살아 숨을 쉰다.

p.249
센강의 도심 구간에 있는 시테섬과 생루이섬은 다리로 이어져 있는데, 파리 최초의 마을이 시테섬에 형성되었다.

p.283
`유한계급`은 생산적 노동을 하지 않고 살면서, 그 사실을 자랑하기 위해 자신의 부를 `과시적으로 소비`한다. 베르사유 궁전은 유한계급의 정신세계와 문화양식을 극단적인 형태로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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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서인듯, 문화사인듯, 철학서인듯, 맛집소개서 같기도 한 그래서 어찌보면 정체성이 애매한 책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이란 것이 그 지역의 문화, 정치, 지리, 철학 그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란 의미에서는 확실한 방향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처음에 다소 지루했던 느낌이었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유시민 작가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서점에 들러 여기저기 꼼꼼하게 보면서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몰랐던 것을 발견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역시 @VORA보라 (http://www.vora.co.kr)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는 듯 하다.

읽는 동안 느낀 것은 우리가 같은 음식을 찍어도 어떤 사람이 찍어 올린 사진은 군침이 돌고, 맛있어 보이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렇지가 못한데, 유시민 작가의 `유럽도시기행`은 약간 후자에 가까워 조금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끝마칩니다.

• 아테네에서는 주로 소크라테스에 푹 빠져서 소크라테스만 바라보고 여행한 것처럼 소크라테스와 정치 얘기가 많았다.

• 로마에서는 건축물에 대한 얘기, 영화 촬영지에 대한 얘기, 붐비는 관광지에선 맛집을 찾을 수가 없단 얘기 등 다양한 얘기가 많았다.

• 이스탄불은 아무래도 서로 다른 종교, 문화, 민족이 섞여 있는 지역이다 보니 종교와 정치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고, 역사 얘기도 많이 등장했다. 그리고 다양성에 따른 갈등이 무력 충돌로 번질 위험이 있는 지역이다 보니 이 곳 여행 할때만 가이드와 함께 다녔다 한다. 그리고 이스탄불 카펫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면 웬만한 카펫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단 얘기와 호객행위가 지나치다는 얘기도 있었다. 마지막 일정에서 마신 터키 커피도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 파리 이야기는 초반부터 건물에 대한 얘기들로 채워진다. 특히 루이 15세가 개축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대혁명때 부서졌다가 흉물로 퇴락해 19세기 초에 철거 위기에 놓였었으나,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꼽추`가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서 복원됐다고 한다. 그런 노트르담 성당이 다시 불에 휩싸였으니 참 고생도 많이 한 성당이다. 지금의 엘리제 궁의 스토리는 지금의 프랑스 국민들이 총리나 대통령의 사생활에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한 이해도를 돕는다. 베르사이유 궁전을 둘러싼 왕가의 다툼은 우리네 왕가를 보는듯 했다. 에펠탑을 통해 왜 파리가 지구촌의 문화수도가 될 자격이 있는지를 보여줬으며, 파리가 예술과 문화의 도시에 걸맞게 예술 관련 언급도 많았다. 몽마르트 언덕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경제 지리학적 발상지로 생각한다는 내용도 있다. 프랑스 요리에 `입맛 제국주의`를 일으킨데 공헌한 `미슐랭 가이드`. 맛집을 알면 자동차를 몰고 사람들이 맛집으로 갈 것이고 그로 인한 타이어 수요가 늘 것이라는 경영진의 계산이 들어갔단 얘기들도 흥미로웠다.

사진에서도 보시다시피 표시한 부분이 엄청 많은데 후기에 다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방문한 친구들이 모두 하는 말이,
"이제는 네가 한국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하면, `아! 거기, 그랬지..` 라고 다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을것 같아."라고 하듯이 우리는 어느 나라를 직접 가 보기 전에는 그곳에 대해서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해도 무용지물일 것이다. 그럼에도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합 지식 여행 사전 같은 책인 이 책을 직접 읽어보시는 것이 훨씬 좋을것 같고, 다음 번 보라지앵의 유럽여행의 전반적인 길라잡이로 삼아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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