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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플라이 백 (FLY BACK) - 박창진

by Laurier 2020.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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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백

2014년 12월, 한 사건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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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매스컴을 통해서 알고 있는 '땅콩회항'의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화제의 주인공이 쓴 책 '플라이 백'은 읽는 동안 답답함에 고구마를 몇 개를 먹고 물 한 모금 못 마신 듯한 느낌이었다.

거대 갑에 의한 을의 아픔. 그러나 그 을을 더 아프게 한 건 대부분의 같은 '을'이라는 것. 그것이 이 글을 읽는 내내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갑질은 정말 거대 기업, 가진 것은 많고 도덕적 양심은 없는 사람들에 의해서 저질러지는 것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갑질을 둘러싼 을의 갑질 또한 우리는 너무나 가볍게 무시하면서 같이 동조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황당했던 것은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은 누구나가 아는 것이지만 알려지지 않은 을이 같은 을에게 저지르는 횡포였다. 을은 사건의 정확한 맥락도 모른 체, 갑의 농간에 휩싸여 같이 으쌰으쌰하면서 또 다른 갑질을 하면서 을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자의 적은 여자이다.'라는 말을 생각하게 할만큼, 나는 또한 갑질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4년간의 갑의 횡포에 맞서 싸우면서 글을 쓰고 아직도 진행 중인 사건에 박창진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그리하여 이 사건은 잊히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결국은 박창진이라는 사람이 말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있을지 너무너무 궁금하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인해 공황장애를 겪고 머리에 큰 종양제거 수술까지 받을 정도로 힘든 박창진 사무장. 이제는 그 사무장이란 이름이 아닌 일반 직원으로 강등당해 일하고 있지만, 회사를 박차고 나오지 않는 단 하나의 이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과연 이 분은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고, 제발 잘 견디고 버티어 주기를 바라고, 소수의 착한 사람들에게서 힘을 얻어 다수의 무관심한 사람들과 갑의 횡포로부터 이겨내기를 바랄 뿐이다.

최소한 우리는 같은 을로서 당사자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도 모른체 '저 사람이 저렇게 오랫 동안 싸우는 데는 뭔가 바라는 것이 있어서일거야.' 라든가, '그만하면 됐다, 지겹지도 않나? 뭐 때문에 저러는거지?' 라는 식으로 한 사람의 힘겨운 싸움에 고추가루를 뿌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창진 사무장이 말했듯이 이전에 같은 동료의 고통을 내 일이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방관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했듯이, 우리 또한 박창진 사무장과 같은 일을 겪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니 이 한 사람의 싸움은 결코 한 사람만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싸움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람의 싸움은 개인의 싸움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싸움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기에 응원하고 기도한다.

반드시 이겨내시길, 그리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고 대한민국의 존엄성을 지켜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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