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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후기

초예측 (부의 미래) - 유발 하라리, 스콧 갤러웨이, 챨스 호스킨슨, 장 티롤, 마르쿠스 가브리엘, 마루야마 슌이치

by Laurier 2020.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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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 부의 미래 - 교보문고

『초예측, 부의 미래: 세계 석학 5인이 말하는 기술·자본·문명의 대전환』은 지구촌 차원의 위기에 직면한 현 인류가 미래를 향해 던지는 질문들에 세계 석학 5인의 전망과 통찰로 답하는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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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NHK 다큐멘터리 제작팀과 마루야마 슌이치가 세계적인 석학(유발 하라리, 스콧, 갤러웨이, 찰스 호스킨슨, 장 티롤, 마르쿠스 가브리엘)들에게 자본과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에 대해, 기술, 자본, 문명, 철학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들은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세계적인 석학들답게 명석하게 현대를 해석하고 분석했으며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다. 석학들이 쓴 책이라 책이 난해하거나 너무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이었으나 글을 읽는 동안 많이 어려운 부분은 없었으며 철학자들의 얘기에서는 조금 어려웠지만 그래도 차분히 읽을만한 책이었다.

책의 두께도 두껍지 않고 활자도 커서 금방 읽히기는 한 책이다. 하지만 이 안에 있는 내용들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은 아니며 그것들에 대한 석학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이 드는 책이었다.

다음은 책 내용을 발췌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본 것이다.

p. 29

중앙 집중형 시스템은 권력의 분산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자유 시장과 다르게 작동합니다. 20세기에는 분산형 시스템이 확실하게 우위에 있었지만, 새로운 과학기술에 힘입어 21세기에는 중앙 집중형 시스템이 유력해질지 모릅니다.

유발 하라리는 예전에는 개인의 자유가 우선시되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체제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빅데이터로 인해 자료가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데이터를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집중형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 것이며 특히, 의료기술 같은 분야는 중국처럼 정부에서 국민들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개인에게 알맞은 처방을 내리는 것이 훨씬 더 쉽기 때문에 중앙집중형 시스템이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발 하라리의 의견을 듣고 있으니 중국의 통제가 데이터 처리와 만나면서 엄청 발전할 수 있는 것이 맞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미국이 그렇게 중국을 압박하면서 견제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중국과 미국과의 싸움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세상이 훨씬 많이 달라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멋진 신세계처럼 앞으로 빅브라더가 나오고 그것이 개개인에게 더 효율적이라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내 개인 행동이 조금 방해를 받더라도 빅브라더를 인정하고 나의 데이터를 넘겨주지 않을까 싶다.

 

p. 38

유발 하라리는 현대의 자본주의가 나온 지 100년도 안된다고 하면서 앞으로 100년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며 현대의 자본주의가 옳다고도 할 수 없다고 한다. 다른 대부분의 석학들이 말하듯 유발 하라리도 미래에는 캐시리스(현금 없는)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며 그에 따라 경제도 바뀌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거의 대부분의 석학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은 현재의 통화의 가치가 달라지게 될 거라는 얘기다. 이렇게 달라진 세상에서 어떤 경제 제도가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p. 44~45

저는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가 인간의 기본적이고 본능적인 욕구에 호소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봅니다.

스콧 갤러웨이는 GAFA가 너무 거대 기업으로 컸으며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규제 없이 커지고 있는 점을 문제시하면서 민주주의적 자본주의 사회를 위해서는 이들 기업에 규제를 가해야한다고 쓰고 있다. 이 때문에 그를 사회주의자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소수에게로 자본이 규제 없이 흘러가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머지 99프로에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며 일본이나 예전의 미국처럼 너무 거대하게 커지기 전에 이런 기업들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커져버린 기업들이라 더 이상 손을 쓰기 어렵고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채워주고 있는 기업들을 무슨 수로 바꿀 수가 있는가라고 말하는 회의적인 사람들에게 그러니 우리의 미래가 더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쓰고 있다.

 

p.89~91

암호화폐 개발자인 찰스 호스킨스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부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금 부가 불평등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블록체인으로 이루어진 암호화폐를 통해 실질적인 달러, , 부동산, 아이디어 등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토큰으로 바꾸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으며 높은 진입 장벽도 막고 GAFA의 횡포도 막을 수 있는 기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암호화폐는 이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며 이 블록체인 기술은 규제를 중앙집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인증서의 형태를 개개인이 조각조각 가지고 있다 인증이 필요할 때 그 조각을 맞추어 인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법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한 조각이 해킹을 당해도 나머지 조각들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하니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경제를 이끌어 가자는 얘기다.

그런데 아직도 나는 이 블록체인 기술이 이해가 잘 되지 않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그대로 조각조각 맞추어야 하는 체인이 있기 때문에 조작이 불가능하다면, 만약에 애초에 조금 잘못 건드려서 수정이 필요할 때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이 토큰에 관해서 페이스북에서는 이미 리브라라는 가상화폐를 만들었고 그것 때문에 미국에서 승인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만약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승인이 난다면 GAFA를 막을 수 있을까? 찰스 호스킨스는 암호화폐가 GAFA의 무한 확장을 막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이들은 이들끼리 가상화폐를 만들고 있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다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p. 126

경쟁은 기존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사업의 혁신과 가격 인하를 압박합니다. 물론 독점 시장을 경쟁 시장으로 바꾸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 그렇다고 독점 상태를 방치하는 건 소비자에게 불이익입니다.
시장에 경쟁을 촉진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꼭 필요합니다. 첫째, 기업의 신규 진입이 가능해야 합니다. 둘째, 신생 기업이 살아남아야 합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장 티롤도 역시 세계적 독과점 시장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쓰고 있고 그러기 위해 신규 기업들이 순조롭게 시장에 진입해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 GAFA 등이 이미 주도권을 잡고 있고 가격 경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서 신규 기업들이 진입했다가도 이들 거대 기업에 흡수 합병되고 있음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쓰고 있다.

또한 장 티롤은 스콧 갤러웨이와는 달리 암호화폐는 거품이며 사회에 유익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각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통화나 금은 통제가 가능하지만 암호화폐는 통제할 수 있는 근거도 없어 각종 자금세탁 등 불건전한 곳에 유통이 될 수 있기에 유익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유해하다고 쓰고 있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를 몰고 왔던 파생 상품은 원래는 위험을 헤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거나 앞으로 보유하려는 자산의 가격이 변함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을 없애려는 시도)하는 차원에서 유익한 것인데 규제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잘못 사용되었고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규제가 폐지되고 있다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티롤 교수도 역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반박은 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물론 이 질문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았겠지만 경제학자로서 조금 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p. 137

경제학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익입니다. 시장은 공익에 이바지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가치를 지닙니다. 따라서 공익에 해가 되는 시장에는 규제가 이뤄져야 맞습니다.
자유방임주의와 자유주의는 같은 생각이 아닙니다. 제가 그리는 자유주의에선 자유에 책임이 수반됩니다. 우리는 자신이 한 행동의 결과를 책임져야 해요.

티롤 교수는 자유주의가 방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결국 시장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그것에 대한 규제는 가해져야하고 그것에 대한 책임도 져야한다고 쓰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그 규제가 잘못된 개입이 되는 경우가 있어 문제라고 지적한다. 바로 풍선효과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쪽의 잘못된 것을 누르니 다른 한쪽이 튀어 오르는 효과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한국 시장에서 나타나는 부동산 규제 문제도 이런 풍선효과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p. 142

마지막으로 티롤 교수는 인간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며 잘못된 거울을 깨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들 간의 비도덕적인 행동들을 규제해서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p. 150

그러나 실제로는 기계 그 자체에 지능도, 생명도 없습니다. 그것은 일정한 시간 내에서만 작동하는 전기 회로에 지나지 않아요. 기계는 인간이 쓰지 않으면 금방 망가집니다. 충전하지 않고 1년만 방치해 놓아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쓸 수 없게 되는 것처럼요. 즉 모든 기계는 인간의 사용에 의존하고 있으며 인간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최연소 독일 본 대학 철학과 교수인 마르쿠스 가브리엘 교수의 발췌본이다. 과연 기계는 인간 없이 홀로 설 수 없을까? 지금은 그렇겠지만 기계가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이세돌이 AI와의 바둑 대결에서 패한 후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것, 영화 '루시'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어마어마한 양의 모든 정보를 빨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지금의 석학들이 아직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동의할 수가 없단 생각이다. 가브리엘 교수가 썼듯이 기계는 인간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은 아직 기계 스스로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겠지만 기계는 인류가 몇 백만 년에 걸쳐 이룬 것들을 단 몇 십 년만에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단계에서도 기계가 인간 없이 존재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일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일어날지 더 먼 훗날에 일어날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는 또한 소셜 미디어의 판을 벌인 GAFA를 어떤 더러운 카지노보다도 훨씬 더럽다고까지 표현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글을 올리는 모든 행위를 카지노에 비유하고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쓰면서 인터넷이 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p. 155~156

그렇습니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인터넷은, 결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플랫폼이 아니거든요. 사실은 보이지 않는 그림자가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어요. ~ 인터넷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었다는 느낌은 완전히 착각이에요. ~ 이처럼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뉴스들은 그 내용이 표면적입니다. ~ 이것이 인터넷 사회가 낳은 저널리즘의 위기입니다. ~ 저널리즘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그는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짧은 글을 보고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보이는 것 외에 많은 것들이 감춰져 있고 그래서 진정한 저널리즘을 찾아보기 힘들어지며 그로 인해 민주주의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또한 가짜와 진실을 구분짓기 어렵게 만들어 탈진실이 일어나는 상황을 만든다고 한다. 그는 탈진실을 '객관적인 사실보다 주관적인 감정에 호소함으로써 본질을 흐리게 하는 속임수'라고 썼다. 철학자답게 다음과 같은 표현도 하였다.

 

p. 157

거짓을 전제로 하므로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속임수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되거든요. 덕분에 정치인들은 마음껏 거짓말을 하고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합니다.

그는 또한 탈진실은 지식보다 의견을 중시하는 흐름이라고 한다. 지식은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의견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탈진실의 시대에 사람들은 지식보다 내 의견을 감정을 실어서 호소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것이 지식이라 생각하며 거짓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것을 막기 위해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p. 167~168

철학은 사고방식을 바꿈으로써 현실을 바꿉니다. 특히 우리는 같은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파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현실을 인식하다간 세간에 떠도는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고 말 거예요.

우리는 인터넷에서 정말 쉽게 정보들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브리엘 교수가 썼듯이 우리가 인터넷 상에서 찾고 있는 지식이 진짜 지식인지 항상 의심해 보고 확인해 보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요즘은 자신의 의견을 싫어서 전달하는 글들이 많은데 자세히 보지 않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많다. 며칠 전에 읽었던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를 썼던 짐 로저스가 말했듯 사람들은 타인의 얘기를 거르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대로 왜곡하는 경향까지 있다. 그러니 모든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더 많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p. 198

그만둘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는, 욕망이 욕망을 낳는 자본주의. 그 본질을 밝히기 위해 진정한 의미에서 거대한 상상력의 대결이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총괄한 마루야마 슌이치가 마지막으로 남긴 문장이다. 이 문장은 이 책 첫 머리에서도 제시된 인간의 욕망과 자본주의에 대해 썼던 유발 하라리의 의견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자본주의가 진정으로 완벽하게 옳지 않고 헛점이 많음에도 인간은 끊임없는 욕망 때문에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보고 사고 싶어하고 자기만족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의 이 끝없는 욕망이 인류를 어떻게 끌고 갈지가 궁금한 반면,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AI가 발달되면 이러한 욕망의 끈이 끊기게 될런지... 욕망이 끊긴 인간을 인간이라 할 수 있는지, 그런 인류에게 희망이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인류가 이토록 발전하고 이어져 왔던 것은 어쩜 그 허망한 욕망때문은 아니었는지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욕망을 제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인류의 미래는 더 밝고 현명하게 흘러갈 수 있지는 않을지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머릿속을 맴도는 불신은, so many people so many taste. 모두가 나 같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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